지난 9월 8일(현지시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했다. 70년간 15명의 총리가 거쳐간 거인의 죽음이다. 그녀의 서거 소식에 세계 각국에서 애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상례보다 가십에 관심 많은 이들은 이미 그녀의 뒤를 이을 사람에 더 주목하고 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세자 자리에 앉아 있던 비운의 사나이, 찰스 3세(옛 찰스 왕세자)가 그 주인공이다.찰스 3세는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탓에 원래도 대중의 평이 좋진 않았다. 다이애나의 죽음에 얽힌 숱한 미스터리는 물론이고 그녀의 사망
수해가 전국을 할퀴었던 지난 8월 초, 다른 이유로 발을 동동 굴렀던 사람들이 있다. 체내에서 인슐린이 적절하게 생성되지 않아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기적으로 주사해야만 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이다. 환자들은 일선 약국에 인슐린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인슐린 재고를 보유한 약국을 찾아 한참을 헤매야 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직접적 원인은 식약처에서 의약품 유통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지만 이 문제의 근원은 생각보다 더 깊다. 영세 도매업체가 유통 난맥 주범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이던 2020년 즈음 백신을 둘러
지난 7월 2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던 30대 간호사가 뇌출혈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사고지만 뇌출혈로 인한 돌발적인 사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비극이니 논란이 생길 부분은 없었는데, 사실관계가 드러나며 여론이 불타기 시작했다. 해당 간호사가 본인 직장인 아산병원이 아닌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다 숨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자사 직원을 굳이 타 병원으로 전원시킨 건 간호사라 ‘차별’을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는데, 실상은 더 나빴다. 병상 수 기준 국내 1위인 아산병원에 해당 수술을 집도할 수 있
최근 자폐증을 앓는 천재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인기몰이 중이다. 신생 채널인 ENA에서 방영 중인데도 지상파 드라마를 뛰어넘는 13%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주인공이 갖고 있다고 설정된 자폐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물론 일부에선 자폐증 환자를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묘사했단 비판도 있다. 하지만 애초 자폐증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게 한 것만으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이렇듯 높아진 관심과는 별개로 안타깝지만
한풀 꺾였던 코로나19가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다행히 이 시기에 맞춰 이루어지는 긍정적 변화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상병수당은 아파서 쉬는 경우 1일당 4만3960원을 지급하는 제도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모두 채택한 꽤 보편적인 제도다.시범사업 지역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눠 제도를 시행해본 다음 3년 뒤인 2025년 본격적으로 전국에 도입할 예정인데 제도 도입의 목적은 명쾌하다. 아파도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와병(臥病) 중인 사람들에게 수당 형태로 보조하겠다
지난 6월 9일, 국민의힘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임대주택의 열악한 거주 환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임대주택에 못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정신질환자들이 나온다”라는 실언을 한 것이다.논란이 일자 발언 당사자인 성 정책위의장은 물론이고 당 차원에서도 입장을 내 해당 발언이 본래 의도와 달리 표현된 것 같다며 사과를 했지만 이를 실언 해프닝으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가난해서 정신질환자가 된다는 말은 인과가 맞지 않지만, 실제로 임대주택에서 정신질환자로 인한 문제가 계속 발생 중이기 때문
지난 6월 5일 미국 시카고의 한 콘퍼런스홀에서 기립박수가 터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학회인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 현장에서, 새로 개발된 항암제가 기대하지 못했던 엄청난 효과를 냈다는 사실이 발표된 직후였다. 주인공은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enhertu)다.기존에는 치료가 어렵던 특수한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를 사용할 경우 기존 항암제에 비해 생존기간이 50% 가까이 증가했으니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산전수전 다 겪은 암 전문가들이 흥분
새로운 감염병 소식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지난 5월 30일 기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31개국에서 555명의 확진자를 낳은 원숭이두창(monkeypox)의 확산세 탓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현재의 감염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고, 각국 보건 당국의 경계 태세도 잔뜩 높아진 상태다.아직 확진자가 없는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서도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할 예정이니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놓쳤던 보건 당국의 아쉬움이 얼마나 컸을지 알
지난 5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간호법안’이 의결됐다. 사전 예고 없이 간호법 심사와 표결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법안은 그대로 상임위를 통과했다.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간호법 날치기 통과는 다수당 횡포”라며 비판했고 대한의사협회 측에서도 집단휴진까지 거론하며 간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총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문제는 대한간호협회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라는 점. 간호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간호사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이
2년 반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이 폐지됐다. 초기에는 마스크 물량을 못 구해서 벌어진 사회적 갈등이 상당했고, 이후에는 마스크 착용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과 의무화의 적절성을 두고 갈등이 있었지만 국민 대부분이 철저히 지키던 마스크 착용은 이제야 끝나게 됐다. 실내에서나 대중교통 등에서는 착용 의무가 여전히 유지되지만 방역의 상징과도 같던 마스크 착용 조치가 일부나마 해제된 건 ‘코로나 엔데믹’이 가까워지고 있단 뜻이다.생소한 용어 탓에 엔데믹(endemic)이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